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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테크코스 7기

[우아한 테크코스 7기] 레벨3를 돌아보며

📝 들어가며

레벨3 는 그 어떤 레벨보다 치열하고, 재밌고, 시간이 빠르게 흘러 갔다. 아쉬움과 뿌듯함이 공존하는 시간들이었다. 레벨3 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해왔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진한 협업’이다. 그동안 사이드 프로젝트나 대학교 내에서의 팀프로젝트를 여러번 해왔기에 협업 자체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이는 나의 오산이었다. 다른 사이드 프로젝트 당시에는 말 그대로 ‘사이드’이기에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동시에 주기적으로 만남을 갖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레벨3 에서는 회사와 같이, 어찌보면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보다 더 길게, 자주 같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 과정 속에서 나도 모르는 나의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모습들을 발견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실망하거나 아쉬운 부분들이 생기곤 했다.

 

이번 회고에서는, 협업을 통해 발견한 나의 부정적이고 긍정적인 모습들과 더불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정-말 솔직히 작성해볼 것이다.

 


🦦 스스로 발견한 아쉬운 지점들

열정과 무기력

한달 반 정도 되는 기간동안 바짝 몰입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니 매일의 컨디션이 최상일 수는 없었다. 유독 힘에 부치는 날이 있기도 했다. 할 일이 남아 있음에도 정해진 귀가 시간에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해 혼란스러운 감정이 드는 날들도 있었다.

 

할 일이 존재하기에 마냥 쉴 수는 없음에 대한 부담감과 동시에 팀원들에게 혹시 이러한 나의 컨디션이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특히 이러한 나의 상황을 잘 감추지 못하고 여과없이 드러난다는 것 역시도 새롭게 알게 된 나의 모습이었다. 한마디로 일순간 지쳐버리면 포커페이스가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조금 더 상세히 스스로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감정을 담지 않고 담백하게 상황에 대해 팀원들에게 알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를 구태여 숨기며 더 큰 후유증을 만들어 내기 보다는, 💪🏻 잘 고지하고 잘 다스려보는 연습을 해야겠다.

 

희생과 실리

버그가 나면, 나의 팀원들은 정말 멋있게도 발 벗고 나서 해결하는 편이다. 자신의 태스크가 있음에도 이를 제쳐 두고 밤낮할 것 없이 클라이언트 측에서 제기한 의문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나는 나의 스케줄이나 상황을 더 우선시하는 생각들을 종종 했던 것 같다. 그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며, 이 역시도 팀을 위한 선택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정말 온 마음 다해 최선을 다하며 동시에 스케줄링을 잘 해내는 것과, 팀의 일에는 귀를 닫고 제쳐두고 나의 태스크를 끝내는 데에는 차이가 분명히 있다고 레벨3 이후에 깨닫게 됐다.

 

그 이유는 첫번째로, 주인의식의 정도가 달라진다. 두번째로는 서비스에 대한 이해 정도가 분명히 떨어지게 된다. 내가 버그픽스에 참여하지 않고 나의 태스크로 침잠하는 동안에 서비스는 휙휙 바뀌어 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잘하는 지점들을 살려 적극성을 발휘해 팀에 기여를 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나는 1. 문서화 2. 회의 구성 3. 태스크 분배 및 스케줄링 을 좋아하고 노력하는 편이다.

 

이를 참고해 레벨3 가 끝난 직후 주도해 팀 회고 스케줄을 잡고, 진행했다. 또한 런칭데이 당시 받은 피드백을 카테고라이징하여 이후 논의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PM 을 돌아가면서 지정해 진행하거나 내가 담당해서 진행해볼까 하는 이야기를 꺼내보고 있다. 일종의 역할을 통한 책임감을 느끼고, 나의 최선을 다하며 더 나아가보고 싶다.

 

타인의 시선과 생각

우리 팀은 기획을 세번이나 엎었다. 모든 기획의 타당한 이유가 있었지만, 앱 팀 중에서 우리 팀이 가장 진도가 느렸다. 또한 코치들에게 혹평을 가장 많이 받는 팀이라는 생각도 했다. 늘 최선을 다했음에도 좋지 않은 평가를 받으면 위축됐고, 그 날은 날이 섰다. 팀원들 역시도 데모데이 때마다 기진맥진해 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코치들 뿐만 아니라 다른 팀의 크루들이 자신이 이번에 무얼 했는지, 어떻게 할 것인지 이야기해줄 때마다 ‘왜 나는 아직 저정도만큼 가닿지 못할까?’, ‘우리 팀은 시간을 많이 쏟는 것 같은데 왜 저만큼 가지 못했을까?’ 하는 무력감을 느꼈다.

 

그러나 문득, 나는 분명 2주전, 아니 하다 못해 3시간 전의 나보다도 발전했음에도 왜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는가에 대한 일종의 억울함과 의문을 갖게 됐다. 그 이유의 핵심에 타인의 평가와 말들을 너무나도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좋지 않은 평가가 내려져도, 내 스스로가 최선을 다했음을 안다면 그 과정에 대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인정을 해줬어야 했다. 비록 그 방향이 틀렸을지라도. 다른 크루들과 비교를 할 것이 아니라, 내 수준, 내 상황에서의 성과와 개선을 바라봐줬어야 했다. 이러한 생각을 갖고 내 스스로를 발전 시켜 나가다 보니 훨씬 더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게 됐다.

🐸 피드백을 통해 알게 된 긍정적인 부분들

그리고 새롭게 발견한 나의 장점들도 있었다.

 

이번 레벨에서는 내가 기대한 것보다 좋은 평가를 정말 정말 많이 받았다. 나쁜 점보다는 좋은 점들을 더 크게 봐주려고 노력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팀원들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나만의 의견을 갖고 논리적으로 말하기

나는 우테코에 들어오고 스스로에게 느꼈던 가장 큰 부족한 점은 1. 스스로만의 판단기준 2. 판단기준에 대한 근거 3. 이를 잘 설명하는 능력 이었다.

 

그러나 이번 레벨3 를 통해 팀 협업 과정에서 팀원 간에 의견을 수도 없이 주고 받고 토론을 했다. 이전에는 딱히 의견이 없기에 주장할 내용조차 없었는데, 이제는 오히려 인내하고 넘어가는 게 어려울만큼 스스로의 주장이 생겼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와 관련해 팀원으로부터 칭찬을 듣게 되면서 내가 느낀 부분이 나만의 착각이 아님을 깨닫고 더더욱 이젠 나의 장점이 됐다고 느끼게 되었다.

 

논리적 허점을 짚어내는 힘

 

공통적인 의견이 많아 신기했던 피드백이었다. 

 

밝음과 따뜻함

가장 기분 좋았던 피드백!

거의 24시간 내내 붙어 있는 동료들에게 따뜻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이 또 있을까 🥹

솔직하다 / 감정 표현을 잘 한다

적당하고 건강히 솔직하려고 노력하는 나에게 반가웠던 피드백이었다.


👬 팀으로부터 배운 것

몇번이나 기획이 엎어지고 딜레이 될 때마다 다시 힘을 내서 나름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마칠 수 있었던 건 팀 자체가 갖는 성질이 크다. 팀원들이 대체로 문제들을 심각하게 여기기 보다는 뭐~ 어떻게 될거야 너무 걱정 말자~ 라고 이야기하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나는 작은 문제들도 고심하고 또 고심해서 괜히 더 크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팀원들과 함께라 자잘한 스트레스도 크게 바라보지 않고 나름 즐기면서 이겨낼 수 있었다!

 

또한 팀원들은 대체적으로 배우려는 자세가 크고, 겸손하다. 그래서 큰 불편한 감정이나 갈등 없이 팀 활동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나를 일정 부분 분명 용서해주고 배려해줬을 모든 팀원들에게 정말 고맙다!


 

이번 레벨에서는 ‘히로’ 로서의 자아를 많이 찾아간 것 같다. ‘진승희’로 살아갈 때의 나는 늘 사석에서의 학생, 친구, 가족이었지만 어쩌면 ‘히로’ 라는 이름으로서의 나는 일과 조금은 맞닿은 사회적인 자아에 가깝다. 업무적인 논의를 할 때 나는 어떤지, 어떤 태도로 타인을 대하는지, 어떤 점에서 피로를 느끼는지 에 대한 학습을 해간 것 같다.

 

앞으로도 팀원들에게 받은 피드백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나아가 더 개선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겠다. 레벨4도 힘내보자!